2024년 현재, 수많은 FPS 게임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나는 문득 오래된 게임 하나가 떠올랐다.
DOOM 2016, 그러니까 ‘둠 리부트’로 불리는 이 작품은, 과거의 향수를 간직한 게이머이자 최신 FPS에도 익숙한 유저로서 지금 다시 돌아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었다.
어릴 적 어렴풋이 기억하던 도트 그래픽의 지옥과 악마, 그리고 빨간 열쇠를 찾아 헤매던 나날이, 이 리부트 작품 안에서 충격적으로 되살아났다.
흥미로운 건 이 게임이 단지 과거를 재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대 FPS 게임 시장에서 보기 드문 ‘순수한 공격성’과 ‘끊임없는 몰입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단순한 리뷰가 아니라, 한 명의 게이머로서 이 게임을 다시 마주하고 느낀 감정과 분석을 정리한 기록이다.
"지금 DOOM 2016을 해도 재미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분명하다. “둠은 둠이었다.”
1. 기본 정보와 시스템 개요 – 하이퍼 FPS의 부활
DOOM 2016은 2016년 5월에 출시된 1인칭 슈팅(FPS) 게임으로,
id Software가 개발하고 Bethesda가 퍼블리싱한 작품이다.
플레이 가능한 플랫폼은 PC(스팀),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 그리고 이후 차세대 콘솔 하위 호환까지 지원되며,
지금도 스팀 FPS 추천 게임 목록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만큼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 장르는 흔히 하이퍼 FPS라 불리는 빠른 템포의 액션 슈터로,
기존의 은엄폐 중심 FPS와는 다르게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엄폐 시스템은 없고, 체력 자동 회복도 없으며, 적들을 처치할수록 체력과 탄약이 회복되는
공격 중심의 리듬 전투 시스템이 게임의 핵심이다.
스토리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하다.
인간이 지옥의 에너지를 이용하려다 화성 기지가 악마에게 점령당하고,
오직 하나의 존재, 둠 슬레이어(Doom Slayer)가 깨어난다.
이야기의 깊이보다는 분위기와 설정, 전투와 몰입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전방위로 쏟아지는 적을 상대로 쉬지 않고 싸우는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글로리 킬’ 시스템은 이 게임의 상징적인 요소다.
피니시 모션을 통해 적을 마무리 지으면 체력이 회복되며,
이 시스템 덕분에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전방으로 전진하며 공격을 멈추지 않게 된다.
2. 내가 경험한 둠 – 감각의 지옥, 고통의 리듬
처음 총을 집어드는 순간부터 게임은 전투라는 이름의 음악이 되어 나를 이끌었다.
총성과 메탈 음악, 괴물의 포효, 글로리 킬의 쾌감이 박자처럼 맞물려,
나는 어느새 키보드를 두드리는 게 아니라 리듬에 몸을 실은 채 “살기 위해 파괴하는 자”가 되어 있었다.
DOOM 2016은 그 어떤 FPS보다도 빠르고, 폭력적이고, 그러나 놀랍도록 집중력과 몰입감을 동시에 잡은 작품이었다.
특히 화성이라는 배경의 분위기 연출은 놀라웠다.
붉게 물든 하늘과 음산한 기계 구조물들, 그 위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유혈 낭자한 전투.
“공포와 광기의 무대 위에서 질주한다”는 느낌이 이 게임의 정체성을 말해주었다.
예전 도트 둠을 해봤던 입장에서, 이 리부트가 보여주는 비주얼적 재해석은 매우 인상 깊었다.
예전의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그래픽의 세련됨과 맵 디자인의 정교함은 현대 게이머의 감각에 완벽하게 맞춰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게임의 최적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고사양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딩 속도는 빠르고, 프레임 드랍 없이 부드러운 전투가 가능했다.
물론, 이제는 오래된 게임이라 최적화가 좋다고 생각할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지옥 같은 전장을 구입한지 7년이나 된 노트북으로 이렇게 부드럽게 돌릴 수 있다”는 건 여전히 감탄을 자아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아레나 중심의 반복적인 전투 구성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맵만 달라졌을 뿐, 전투의 패턴이 크게 변화하지 않다 보니 후반부에는 약간의 피로감이 있었다.
강렬한 전투의 리듬이 곧 지루함의 루틴이 될 수도 있다는 딜레마, 이것은 DOOM의 가장 강한 무기가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총알을 장전하고, 지옥의 보스를 향해 돌진하는 그 순간.
나는 다시금 확신했다.
둠은 둠이다.
3. DOOM의 유산 – 리부트가 낳은 정체성과 연결성
DOOM은 단지 오래된 FPS가 아니다.
이 시리즈는 1993년, 현대 FPS의 시조로 불리며 총이라는 개념을 화면 중앙에 고정시키고,
1인칭 시점에서의 공간 탐험과 빠른 액션을 본격화시킨 게임사의 분기점이었다.
그만큼 리부트라는 시도는 단순한 리메이크나 그래픽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이름에 걸맞은 철학과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작업이었다.
DOOM 2016은 그것을 해냈다.
게임은 고전 둠의 핵심이었던 빠른 전투, 무자비한 진행, 구조적인 레벨 디자인을
현대적인 그래픽과 시스템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플레이어가 말 한 마디 없이도 이야기와 철학을 전달하는 방식,
이른바 “둠 슬레이어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행동한다.”라는 정신까지도 그대로 계승했다.
이 리부트는 이후 시리즈인 DOOM Eternal(2020)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터널은 전작보다 더 복잡하고 전략적인 플레이, 수직 레벨 구조와 대시·크로스 시스템을 추가하며
‘전투 퍼즐’이라는 개념을 더 전면화했다.
DOOM 2016이 “고전적 둠의 감각”을 현대에 되살렸다면,
이터널은 “현대 액션 게임으로서의 둠”을 완성한 셈이다.
또한, DOOM 2016은 콜 오브 듀티, 배틀필드 같은 영화형 FPS와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영화적 컷신이나 감정의 흐름 없이, 순수한 게임성만으로 승부하는 고전적 미학을 품고 있으며,
울펜슈타인이나 메트로 시리즈와 비교해도 전투의 리듬과 속도에서 압도적인 개성을 드러낸다.
즉, DOOM 2016은 리부트가 아닌 “재건”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시리즈 팬들에게는 향수와 진화를 동시에 안겨주었고,
신규 유저들에게는 “이게 진짜 FPS”라는 인상을 남기며
수많은 하이퍼 FPS 게임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정표가 되었다.
4. 평가와 정리 – "둠은 여전히 둠이다!"
DOOM 2016을 끝까지 플레이하고 느낀 점은 단순했다.
이 게임은 DOOM이라는 이름에 가장 충실한 방식으로, 현대 게이머 앞에 자신을 증명해냈다.
화려한 스토리텔링도 없고, 유려한 컷신도 없지만,
대신 정제되지 않은 순수한 전투의 쾌감과 리듬,
지옥과 맞서는 자의 무자비함은 어떤 최신 FPS보다 더 명확한 정체성을 지닌다.
물론 반복되는 아레나 전투 구조,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체력 소모형 몰입감은
후반부로 갈수록 피로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계속해서 죽고, 다시 달리고, 또다시 반복되는 구조는
스릴을 넘어 지침으로 전환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 피로조차도 DOOM이라는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요구하는 헌신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놀라운 최적화, 무거운 그래픽에도 쾌적한 퍼포먼스,
그리고 여전히 충격적인 음향 연출과 미장센은
이 게임이 왜 아직도 스팀 FPS 추천 게임 리스트에 오르내리는지를 설명해준다.
게임을 마친 후, 나는 자연스럽게 DOOM Eternal을 설치할까 고민하고 있다.
그 자체가 이 게임의 평점 아닐까?
5. 누구에게 추천할까?
- 클래식 FPS 팬: “총은 쏘는 게 아니라 때리는 것이다”라는 감각을 그리워하는 이들
- 화끈한 액션을 원하는 게이머: 잠입, 암살, 스토리보다 순수한 분노의 박자를 원하는 유저
- 2024년에도 괜찮은 FPS 찾는 사람: 지금 해도 충분히 통하는 퍼포먼스와 게임성
단, 고어와 하드코어한 잔인함에 민감한 분이나 3D 멀미 증세가 있는 유저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여기 어디야?”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올 정도로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게임이다.
6. 번외 – 지금 플레이해도 괜찮은가?
DOOM 2016은 출시된 지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 해도 충분히 재미있다.
하드웨어 요구 사양이 높지 않으면서도, 그래픽 퀄리티는 여전히 준수하고,
전투 시스템과 조작감은 지금 기준에서도 뒤떨어짐이 없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정체성은 기술이 아니라 감각에 기반하므로,
“타이밍과 리듬으로 싸우는 FPS”의 진수를 여전히 느낄 수 있다.
현재 스팀이나 콘솔 스토어에서 자주 세일가 2,000원~5,000원대에 구매 가능하며,
한 잔의 커피 값으로 수십 시간의 전투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가성비가 압도적이다.
나는 이 게임을 묵혀두고 있다가 뒤늦게 플레이했는데,
마치 고전 명작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꺼내 본 느낌이었다.
단, 몇 가지 주의할 점은 분명히 있다.
이 게임은 상당히 높은 속도로 맵을 뛰어다니고 회전해야 하며,
고어 연출과 폭력성이 강한 만큼 잔인한 표현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3D 멀미에 약한 유저는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 게임은 멀미를 유발하는 게임 순위에서도 종종 거론될 만큼,
“정신없이 뛰고 싸우는 구조”에 압도당하기 쉽다.
7. 요약 및 총평
📌 요약
- 지금 해도 손색 없는 퍼포먼스와 몰입감
- 고전 명작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FPS 교과서
- 단점은 있지만, 그조차도 이 게임의 철학 안에 있다
⭐ 총평
- 8.0 / 10.0 – FPS라는 장르의 본능을 되살린 지옥의 리듬 액션. 취향이 아닌데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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